페루와 볼리비아 그리고 칠레, 짧은 브라질을 돌아보았습니다. 기간은 약 한달 보름 정도 걸렸습니다. 브라질을 제외하고는(포르투갈) 모두가 과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 같은 언어권이었습니다.
참 어렵게 사는 나라들이었습니다. 옛날 찬란했던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나라들이었지만, 현재는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어렵지만, 그들에게서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을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길들여진 것 같았습니다.
너무 오랜 세월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에도 스페인의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인 나라들. 스페인의 시스템을 잘 받아드리는 것이 발전이라 생각하는 나라라 합니다. 결국 세월만 흘러, 빈익빈 부익부가 고착화된 나라들. 그렇다고 일반 대중들이 깨어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부조리에 대한 인식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단지 기득권은 기득권으로 가난은 가난만으로 대물림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우선은 기득권자들이 교육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합니다. 우민한 백성들을 일깨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파라과이 같은 나라는 백성들에게는 ‘우민정책’을 쓰고, 나라의 기득권자들은 ‘밀수’를 통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나라라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파라과이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파라과이에 수출한 적이 있다 합니다. 이 나라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이미 없어진 옛 인디오들의 말을 가르치고, 현대에 필요한 내용들은 가르치지 않는다 합니다. 따라서 백성들은 우순해지고, 남미 국가 중에 ‘가장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듣는다 합니다. 어쩌면 가장 행복한 백성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자신들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득권자들에 의해 그렇게 교육된다는 사실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들 나라의 기득권자들은 백성들을 위해 싼값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만은 확실히 하는 것 같습니다. 백성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일단 먹는 것은 해결해주자는 것이겠지요.
이들 많은 나라들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교포들의 말에 의하면, 이들 나라들은 ‘종이가 많이 드는 나라’라 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수속이 너무 복잡하고, 그 수속의 순서마다 먹고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수속마다 ‘통행세’가 붙어야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라라 합니다. 이들 나라들이 강력한 군사독재를 경험했던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그 군사독재 때가 도리어 경제가 잘 돌아갔다 합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섰지만, 부정과 부패를 근절하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업하기도 쉽지가 않다고 하고, 임금은 싸지만 생산성이 떨어진다 합니다. 결코 꿈이 있는 나라들이 아니라 합니다.
이들 나라를 여행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기독교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대의 찬란한 문화들을 우상과 미신이라는 명목으로 말살하고,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의 젊은이들도 그런 질문들을 했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이런 기독교의 선교역사를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세계의 여러 젊은이들이 기독교에 대해 많은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온전한 기독교 신앙이나 문화가 이곳에 정착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들의 전통신앙과 기독교가 혼합된 굉장히 이상한 기독교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들의 무속신앙이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는 것 같고, 여전히 무속신앙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칠레의 경우는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교육정책이 아주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 이들이 거의 미국으로 혹은 다른 선진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른 국가들 보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먹고 살기가 어려우니 좀도둑이 많습니다. 그들의 주 수입원은 그 나라의 외국인 여행자들입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늘 긴장하며 여행을 해야 합니다. 브라질은 정도가 심해 총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좀도둑이 아니라 총기를 들고 가진 것 모두를 털어가기도 한답니다. 달리는 차가 신호등에 걸리면 총기를 들이밀며 강탈을 해간답니다. 그래서 브라질에서는 신호등에서 멈추지 않고, 미리 속도를 줄여 멈추지 않고 진행을 해야 한답니다. 그래서인지 시내를 달리는 차들 중에 밖에서 문을 여는 손잡이가 없는 차도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우선은 문부터 잠급니다. 자동으로 잠기는 택시도 있습니다. 기후 조건들도 열악합니다.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기후조건도 그렇고, 여행하기에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10개 나라 가운데 드는 나라입니다.
가난한 나라, 열악한 조건의 나라들을 여행함은 빈 마음을 갖게 합니다. 정말 적은 소유로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에 비하면 아직도 많이 가지고 있지요. 추우면 더 입고, 더우면 더 벗으면 되겠지요. 집도 비와 추위만 가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빈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브라질 - '이구아수' 폭포 (Iguasu Fall) (0) | 2005.07.29 |
---|---|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 (0) | 2005.07.28 |
샌티아고(Santiago) (0) | 2005.07.27 |
칠레입성 - 칼라마(Calama) (0) | 2005.07.27 |
우유니(Uyuni) 3 (0) | 2005.07.25 |